'부러진 화살' 정지영 감독, 스태프 보조금 횡령 혐의 '고발' 당해

입력 2020-08-24 14:31   수정 2020-08-24 15:11



'부러진 화살', '남영동1985', '블랙머니' 등 사회 고발을 주로 만들어왔던 정지영 감독이 일부 스태프의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스태프 인건비 명목으로 영진위로부터 받은 지원금까지 착복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공익제보자인 한현근 시나리오 작가는 24일 오후 2시 굿로이어스 공익제보센터 양태정 변호사와 함께 서울서부지검에 정지영 감독과 관련된 고발장을 제출했다.

한 작가는 "정지영 감독이 2011년 당시 영화산업의 안정적 제작환경 조성 및 영화 스태프 처우개선을 목적으로 영진위에서 '부러진 화살'의 제작사 아우라픽처스에 지급한 지원금을 스태프의 통장에 입금했다가 다시 영화 프로듀서의 계좌로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횡령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 씨는 고발장을 통해 "당시 피해자는 최대 1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또한 2012년 '남영동 1985' 제작 과정에서 일부 스태프에게 지급한 급여 등을 제작사 대표의 계좌로 되돌려 받는 식으로 횡령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아우라픽처스는 정지영 감독의 아들 정모 씨가 대표이사로, 정 감독의 배우자인 정모 씨가 감사를 맡고 있는 가족 회사로 알려졌다. 정 감독은 사내이사로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현근 작가는 '부러진 화살', '블랙머니'의 각본을 쓰고, '부러진 화살'의 공동 제작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정지영 감독과 오랜 세월 영화를 함께 해왔던 한 작가는 최근까지 정지영 감독의 차기작 시나리오 집필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정지영 감독을 고발한 이유에 대해 "정 감독은 제작자로서 오랜 시간 동안 스태프들을 혹사시키고 임금을 착취하는 일을 반복해왔다"며 "겉으로는 사회불의에 맞서는 영화를 만들어 한국영화 계와 후배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실제로는 돈 욕심에 불의한 행위를 일삼는 것을 묵과할 수 없었으며, 정 감독이 자신의 위력을 이용하여 상습적으로 갑질하는 것을 이제라도 제지시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0년 만에 침묵을 깬 배경에 대해서는 "정 감독을 선배 영화인으로서, 한 사람의 영화감독으로서 좋아했다"며 "그래서 같이 더 많은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믿고 기다리며 그가 변화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더 이상 정 감독의 횡포를 좌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언젠가는 폭로될 정 감독의 위선으로 인해 내가 쓴 시나리오로 만들어진 영화의 진정성조차 의심받게 되는 불명예를 참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부러진 화살'을 정지영 감독과 '공동 집필'이 아니었다고도 전했다.

한 작가는 "'부러진 화살' 각본은 자신이 혼자 작성하였는데, 당시 정 감독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정 감독을 공동 각본자로 등록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는 이미 개봉되었지만 개봉 후에도 잘못된 크레딧을 바로 잡아 바람직한 선례를 남기고자 하며, 이러한 문제제기가 한국영화계의 발전과 스태프들의 처우개선에 도움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양정태 변호사는 "그간 한국영화계에 잔존해 온 스태프 임금 체불, 처우 개선 등 다양한 문제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재조명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등 영화산업 노동자들과 연대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서 수사 기관의 수사를 촉구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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